10년째 한국에 거주 중인 캐나다 시민권자가 전하는 이중국적과 건강보험의 진실. ‘의료 쇼핑’이라는 오해와 6개월 대기 기간의 현실, 그리고 재외동포가 고국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와 진심 어린 고백을 담았습니다.
캐나다 시민권자 : 경계에 선 이방인이 전하는 고백
저는 캐나다 시민권자이자, 한국에서 특수교육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10년째 살고 있는 이가원입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이중국적 허용 연령 확대나 재외동포 건강보험 제도를 둘러싼 날 선 비판들을 보며 깊은 서글픔을 느낍니다. 고향 땅을 밟을 때의 설렘보다 “혜택만 쏙 빼먹으러 온 이방인”이라는 차가운 시선이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곳에서 세금을 내고,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노래로 한글을 가르치며 살아온 저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의 논란에는 너무나 많은 오해와 편견이 섞여 있습니다.

1. ‘의료쇼핑’ 프레임, 숫자로 보는 냉정한 현실
많은 분이 오해하십니다. 해외 동포들이 비행기 표 값보다 싼 치료비로 한국 의료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저 같은 캐나다 시민권자가 한국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입국 후 최소 6개월 이상을 국내에 계속 체류해야만 합니다.
한 번 냉정하게 생각해보세요. 큰 병을 고치기 위해 6개월이나 아무 혜택 없이 한국에 머물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 기간 동안 매달 15만 원에 가까운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면서 말입니다. 당장 수술이나 치료가 급한 사람에게 6개월이라는 시간은 ‘혜택’이 아니라 거대한 ‘심리적 경제적 장벽’입니다. 우리는 가난해서 혜택을 구걸하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캐나다 시민권자들이 매달 15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매달 내며 묵묵히 기다리는 이유는, 단지 내 뿌리가 있는 이곳에서 안심하고 노후를 보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의 건강보험 당연가입 제도와 6개월 체류 조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식 홈페이지의 외국인/재외국민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우리는 돈을 쓰러 옵니다, 내 고향이니까요
일부 외국인들의 건강보험 오남용 사례를 들어 모든 재외동포를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억울합니다. 중국이나 다른 민족의 사례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우리에게 한국은 단순히 ‘혜택을 주는 나라’가 아니라, 부모님이 계시고 내 어린 시절이 깃든 ‘고향’입니다.
우리는 한국 사회에 짐이 되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캐나다나 미주 동포들이 고국을 찾을 때는 항공권부터 숙박, 식비까지 상당한 외화를 들고 들어옵니다. 그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 가져오는 것은 병원비 걱정이 아니라,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강력한 소비력입니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 표를 끊고, 한국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조카들에게 줄 선물을 삽니다. 고향 집 근처에서 상인들과 정을 나누며 쓰는 돈은 고스란히 한국 경제의 피가 됩니다.
은퇴 후 전 재산을 들고 고향 근처에 집을 사서 정착하려는 지인들이 “나라 버리고 간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에 결국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무너집니다. 이들은 한국에 와서 돈을 쓰는 사람들이지, 한국의 자원을 축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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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중국적 50세 허용, 국민 정서와 현실 사이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50세까지 이중국적 허용’ 논의도 결국 국민 정서라는 벽에 부딪혀 있습니다. 병역 의무를 다한 이들에게도, 혹은 은퇴 후 고국에 기여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중국적’은 여전히 ‘특혜’로만 비춰집니다. 하지만 10년을 이곳에서 세금을 내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온 저의 입장에서 볼 때, 이는 특혜가 아니라 ‘포용’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나라를 버린 것이 아닙니다. 낯선 땅 캐나다에서 한국인의 긍지를 지키며 자식들을 치과의사로, 공군 장교로 훌륭하게 키워낸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자라난 동포 2세들이 한국을 방문해 소비하고,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력의 확장이 아닐까요?
한국 거주 10년 차인 저에게 교통비 무료 같은 작은 복지는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 더 간절한 것은 우리가 10년을 이곳에 살아도 여전히 ‘잠재적 먹튀’로 분류되지 않는 사회적 포용입니다.
재외동포의 권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현장의 목소리는 [재외동포청의 정책 소식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시민권자 : 혜택보다 더 그리운 것은 ‘환대’
이제는 우리 사회가 동포들을 ‘잠재적 수혜자’가 아닌 ‘소중한 국가 자산’으로 봐주길 바랍니다. 교통비 무료 혜택 같은 작은 복지보다 더 간절한 것은, 캐나다 시민권자로 10년을 살아도 여전히 이방인으로 취급받지 않는 따뜻한 눈길입니다.
우리는 남이 아닙니다.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여생을 보내고 싶어 하는 노병의 마음으로 고국을 찾는 이들에게, 이제는 날 선 비판 대신 따뜻한 환대를 건네줄 수는 없을까요?
캐나다 시민권자이면서도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저의 고백이, 차가운 오해의 파도를 조금이나마 잠재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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